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에 박진감 넘치는 추격 액션씬이 더해지며 현재까지도 역대 최고의 퓨전 사극으로 회자되고 있는 드라마 <추노>인데요. 하지만 완성도 높은 드라마 추노에도 몇 가지 옥의 티가 있었습니다.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뜬금없는 키스신 장면이 대표적인데요.
웬만한 키스신이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기는 쉽지 않은데 추노의 키스신이 불만을 자아낸건 극중 캐릭터를 탈출시켜야 하는 일촉즉발 상황에서 주인공 이다해와 오지호가 한가롭게도 진한 키스를 나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 키스신은 추노 전체를 통틀어 레전드 장면으로 남아 있는 장혁의 오열 연기와 함께 방영된 터라 ‘실망스럽다’ ‘꼭 장면에 넣어야 했냐’등 시청자들의 불만 섞인 반응은 더 거세졌는데요.
애절함보다는 긴장감의 맥을 끊어놓는 과한 키스신이 들어간 이유는 알고 보니 따로 있었습니다. 촬영 전날 오지호가 연출 스태프들 몇몇의 사람과 술을 마시던 도중 키스신에 넣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실제로 촬영 당일 대본을 수정해 일반 포옹신에서 키스신으로 변경된 것이었는데요. 이다해는 변경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포옹신으로 알고 갔다가 관련 내용을 뒤늦게 전해 듣고 얼떨결에 키스신을 찍어야 했다고 하죠.
오지호의 독단적인 스킨십 장면 변경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치료를 위해 이다해의 옷을 빨리 벗겨야 하는 장면에서도 오지호가 질질 끌며 지나치게 천천히 옷을 벗겨 이다해가 당황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오지호는 ‘한복 입은 여자를 처음 벗겨봐서 힘들다’라는 이상한 해명을 늘어놓은 바 있는데 역시나 이다해를 향한 흑심으로 보였습니다.
오지호는 추노 종영 이후 한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을 설레게한 여배우 1위로 이다해로 뽑으며 성격, 미모 모든 조건을 갖췄다 진지하게 만나볼 생각도 있다며 누가 봐도 진담 같은 폭탄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다해와 연인으로 발전하지 못한 오지호는 배우 한예슬과의 키스신 촬영 중에는 일부러 NG를 내기도 했다는 인터뷰 등이 재조명되기도 했습니다.
2003년 드라마 <올인>은 카지노 세계를 배경으로 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히대의 히트를 기록한 작품인데요. 작품의 성공에는 드라마 소재로 낯설었던 카지노라는 배경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이병헌 송혜교 두 남녀 배우의 사실적인 케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제 연인 같은 두 사람의 스킨십이 매번 화제를 낳았는데요.
올인은 방송 초반만 해도 어느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15세 이상 시청가였지만 도박이라는 자극적인 소재 때문인지 작품 중반부터 19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시청률보다는 작품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주력한 바 있급니다. 덕분에 두 배우의 스킨십 농도가 더욱 짙어지는 결과가 초래되기도 했는데 그 중심에는 이병헌의 전략이 숨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병헌은 소위 말하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드라마로의 변화를 내심 기다리고 있었던건지 시청연령이 상향 조정되자마자 여주인공 송혜교와 예정돼있던 키스신을 과감하게 베드신으로 바꿔버리는 열의를 보였는데요. 대본 원안에 따르면 장작불이 타오르는 벽난로 옆에서 간단한 키스신으로 마무리 될 장면을 아예 파격적인 베드신으로 교체한 것입니다.
드라마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이병헌은 당시 촬영 현장 분위기를 몸소 주도해서 세트 준비는 물론 대본 수정까지 관여했고 ‘발이 예쁘네’등 대본에 있지도 않은 애드립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열과 성의를 다했다고 하는데요. 송혜교는 22살의 어린 나이로 열 살 넘게 차이 나는 대선배 이병헌과의 베드신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이병헌은 그런 송혜교를 능수능란하게 리드해 장장 8시간에 달하는 베드신 촬영을 마쳤습니다. 실제 방송에서는 1분 분량에 불과한 장면을 그렇게 공을 들여 찍을 필요가 있었을지 의구심이 남지만 해당 베디신이 엄청난 화제를 모으며 작품 화제성에 어느 정도 일조했으니 이병헌의 결정은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화끈한 베드신과 셀 수 없이 많은 키스신이 찍은 두 사람은 이병헌의 작전이 효과를 발휘한 건지 이병헌과 송혜교는 올인 종영 직후 연인으로 발전해 한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자 커플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2011년 방영된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는 비록 시청률 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배우 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인 비주얼인 송승헌과 김태희가 남녀 주연으로 나서며 비주얼 만큼은 역대급이라는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현실감 없는 외모로 유명한 배우들인 만큼 서로의 얼굴을 보면 없던 감정도 생겨날 것 같은데요. 실제로 드라마 방영 당시 송승헌은 김태희를 향한 속마음을 감추지 못한 모습이 일부 시청자들에게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눈치 빠른 시청자들이 캐치한건 다름 아닌 송승헌의 눈빛인데요. 공개된 메이킹 필름에서 김태희를 바라보는 송승헌의 눈빛은 소위 말하는 꿀 떨어지는 눈빛 자체였고 자꾸 별것도 아닌데 실수인지 NG를 내는 것은 물론 김태희의 눈도 못 마주치는 등 누가 봐도 사심이 가득한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조연 캐릭터로 함께 연기한 박예진을 바라보는 눈빛과 김태희를 보는 눈빛의 극명한 차이가 드러나며 송승헌의 김태희 짝사랑설은 마치 사실인 양 퍼지기 시작했는데요. 이와 동시에 송승헌의 뻔한 의도가 보이는 한 인터뷰에서의 발언이 공개되며 송승헌의 사심은 기정사실화 됐습니다.
드라마 종영 직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 속 마지막 장면인 비행기 속 키스신은 내 아이디어였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키스 아이디어를 낸 이유가 정말 김태희를 향한 흑심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었는지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지만 촬영 내내 잇몸이 만개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심지어 김태화의 키스신 아이디어를 내는 모습은 여러모로 다양한 추측을 유발하게 만듭니다.
배우들의 멋있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사랑연기를 하는데 안빠져드는 사람이 있을까요? 배우들은 몰입을 하다보면 극 중에는 정말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흑심을 가지고 그 감정을 이용하는 건 상대방의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