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연예인들의 학폭이 연달아 불거지며 이른바 일진 이력이 감춰야 할 과거로 취급되지만 예전만 해도 달랐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학창 시절 노는 학생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일종의 무용담처럼 떠벌리는 연예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는데요.
학창시절 친구들을 괴롭히고도 잘먹고 잘사는 연예인 3명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는 데뷔 초반부터 줄곧 자신이 일진 출신이라는 사실을 자랑하듯 과시하던 린입니다.
발라드 음악을 소화하는 린은 무대 위에서만큼은 조용하고 처연한 분위기였지만, 예능에만 출연하면 학창 시절에 다리 좀 떨었다며 소위 노는 언니로 활동한 재학 시절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습니다.
일진에도 급이 있기 마련인데 린이 직접 밝힌 학창 시절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보통 일진은 아니었던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음악을 듣기 위해 학교를 땡땡이 치는 건 기본이었습니다.
또한 학교 뒷산에서 친구들과 고기를 구워 먹다가 졸업을 앞두고 정학을 당했다는 등 좀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일화들로 모두를 놀라게 만든 린의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린이 재학 시절 일진으로 활동하면서 주변 친구들을 괴롭힌 듯한 정황을 본인 입으로 직접 말한 것인데요.
그러니까 린은 일명 삥을 뜯어 주변 친구들을 통해 용돈을 충당했다는 무시무시한 에피소드를 공개했습니다. 그렇게 친구들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한 사실을 공공연하게 인정한 바 있는데요.
지금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다면 논란으로 이어졌겠지만, 학폭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했던 십여 년 전의 이야기였던 데다 당시 린이 여러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메이킹한 덕분인지 친구들을 상대로 한 린의 금품 갈취 사실은 화제는커녕 논란 조자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린은 과거 자신이 잘 나가던 일진이었던 시절을 잊지 못했는지 SNS에 후배 가수들을 겨냥한 허세 가득한 글을 게재하면서 결국 인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린은 당시 가요 프로그램 스케줄을 함께 소화한 후배들에게 뭔가 못마땅한 대접을 받았는지 대기실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잘 나갈 때 즐겨라 나중에 나이 먹어 똑같은 대접받으면 내 마음 알겠지 이 언니 마음 잡고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 건드리지 말어”등 협박과 위협으로 점철된 저격글을 게재했습니다.
그녀의 글은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이제는 나이 지긋한 어른이 사회생활을 학교생활로 착각한 듯한 발언은 사람들의 비웃음을 유발하기 충분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큰 논란 없이 결혼도 하고 방송도 하며 잘 먹고 잘살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가수 홍진영입니다. 음악 활동뿐만 아니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바쁘게 출연하며 내숭 없는 솔직담백한 성격을 과시해 반전 매력이라는 호평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활동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일진 의혹은 잊을 만하면 홍진영의 발목을 잡기 일쑤였습니다.
시작은 2011년 홍진영이 이모와 함께 가족 예능 프로그램 ‘꽃다발’에 출연하면서부터였습니다. 당시 이모는 홍진영을 향해 “네가 학교에서 짱이지 집에서도 짱이면 안 되잖아”라며 홍진영이 학창시절 교내에서의 입지가 보통이 아니었다는 점을 폭로했는데요.
이어 “진영이가 중학교 때 한가닥 하는 애였다”며 “교문 앞에 홍진영이 서 있으면 동급생 및 후배들이 지나치지 못했다.”등 진짜 가족이 아니라면 알기 힘든 사실까지 공개해 홍진영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홍진영의 이모가 밝힌 학창시절 일화는 여기 그래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딸들이 선배들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하소연을 하자 홍진영이 전화 한 방으로 모든 걸 해결해줬을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함께 출연한 사촌 동생 역시 “학창 시절에 언니가 힘도 세고 태권도도 해서 포스가 대단했다”며 이모의 폭로가 사실이라는 듯 증언을 이어갔습니다. 사실이 아니었다면 바로 옆에서 과거를 폭로하는 이모와 사촌동생을 저지할 법도 한데요.
하지만 홍진영은 “이모 내 이미지 어떻게 되라고 그러냐”면서 이모를 나무랄 뿐 폭로의 내용 자체에 대한 반박은 하지 않았습니다. 일진 논란이 일자 이후 한 토크쇼에 출연한 홍진영은 “더 이상 깔 게 없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놀았던 게 죄는 아니지 않냐”면서 재학시절 교내 일진으로 활동한 과거를 떳떳하게 인정했는데요. 홍진영과 같은 학교 출신인 한 네티즌 역시 “선생님이 좋게 말하지는 않더라”라고 과거 홍진영을 가르친 선생님의 증언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비교적 조용하게 넘어갔지만 뜻밖에도 논문 표절 사건에 휘말리며 한방에 나락으로 떨어진 홍진영 하지만 이후 자숙의 시간을 갖고 비난 속에 컴백한 홍진영은 방송에서만 자주 보이지 않을 뿐 여전히 바쁘게 행사 스케줄을 소화하며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2010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2”에 참가한 박보람은 어린 나이임에도 폭발적인 성량을 자랑하고 방송 초반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요. 하지만 박보람의 출연 분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박보람이 춘천 지역 유명 양아치이자 일진이라는 소문 역시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진 의혹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행했는데 박보람과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앨범 사진까지 인증하며 박보람으로부터 당한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한 것입니다.
박보람에게 돈을 빼앗긴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고 네티즌들이 박제한 박보람의 SNS는 온갖 욕설로 도배되어 있는가 하면 술과 담배를 즐기는 듯한 사진까지 포착되며 박보람의 일진 의혹은 단순 썰이 아닌 사실로 자리 잡는 듯 보였습니다.
이 와중에 슈스케의 한 장면이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들면서 일진 논란은 더욱 거세졌는데요. 문제의 장면은 현 오마이걸 멤버인 승희와 박보람이 1대1대결을 펼치는 장면으로 박보람은 왠지 모르게 잔뜩 기가 죽어있는 승희를 상대로 승희가 전혀 모르는 곡을 대결곡으로 선곡해 탈락으로 유도한 장면이었습니다.
해당 장면이 전파를 타자 승희가 박보람과 매칭되자마자 눈치를 보기 시작한 것과 자신이 모르는 곡을 박보람이 선곡해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 건 같은 춘천 출신인 박보람의 악명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는데요.
모든 정황이 일진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박보람은 “자신이 일진 친구들과 어울린 건 사실이나 과거에 부끄러운 짓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올렸고 나름 진정성 있는 내용으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한 예능에 출연해 “놀기 좋아서 친구들과 어울려서 논 것 뿐”이라며 일진 의혹이 억울하다는 식의 인터뷰를 해 이번엔 가짜 사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이라면 네티즌들의 피해 인증이 이어짐과 동시에 슈스케에서 하차하고 가수의 꿈은 전혀 꿀 수 없었을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일진에 대한 인식이 미미했던 당시의 분위기 덕분이었는지 박보람은 사과문 게재 이후 당당한 모습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는데요. 2014년에는 무려 32kg 감량에 성공하며 확 달라진 비주얼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예뻐졌다’, ‘연애할래’등의 솔로곡을 성공시키며 가수로서 승승장구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높은 화제를 구가할 때마다 매번 과거가 발목을 잡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학폭이 터진 다른 연예인에 비해 활동을 잘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