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는 영화마다 말아먹는다는 남자배우 3명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는 김명민입니다. 불멸의 이순신, 하얀 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 2000년대 후반을 풍미한 역대급 명품 드라마를 통해 명연기를 펼쳤습니다.
김명민은 중년의 나이가 든 현재에도 우리가 만난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과시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영화에서만큼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김명민은 베토벤 바이러스로 국민 배우 반열에 합류한 직후부터 영화로 활동 간격 1년에 거의 한 작품씩 출연하는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는데요. 김명민이 한창 잘나가다 시기에 찍은 영화로는 ‘리턴’ ‘무방비도시’ ‘내사랑 내곁에’ ‘파괴된 사나이’ 등이 있습니다.
모두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거나 실패한 것은 물론 작품성 관련해서도 평단의 혹평을 받았던 영화들입니다. 이후에도 ‘페이스메이커’ ‘간첩’ ‘특별수사’등 수많은 영화에 도전했지만, 흥행 면에서도 작품 속 면에서도 실패는 계속됐습니다.
그런 김명민의 출연 영화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김명민의 연기는 완벽했지만, 연출과 대본에 문제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어느덧 믿고 거르는 배우가 되어버린 김명민 부디 연이은 실패를 딛고 극장에서도 활약하길 바랍니다.
두번째로는 김수로입니다. 그는 90년대 최고의 코미디 영화로 손꼽히는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 등장과 동시에 시선을 사로잡는 ‘철가방’역으로 출연해 작은 배역이었지만 쫄깃한 연기를 선보이며 단숨에 충무로 루키로 떠올랐습니다.
김수로 이후 ‘반칙왕’, ‘화산고’ 등 다양한 작품의 극에 재미를 살리는 감초 역할로 출연하며 조금씩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주목하게 만든 건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유쾌한 모습 덕분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영화배우라면 이렇게 잦은 예능 출연이 이미지 타격을 불러올 수도 있지만 김수로는 웃긴 이미지마저 한순간에 잊게 만드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작품에서도 항상 호평을 받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극장가에서 김수로의 모습을 보는 게 어려워졌습니다. 이유는 김수로의 필모 그래피를 살펴보면 짐작할 수 있는데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비교적 나쁘지 않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개봉한 영화 ‘울학교 이티’가 65만 관객을 동원하며 실패한 것을 시작으로 필모그래피속 작품들은 제목조차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흥행에 부진했던 것입니다.
김수로는 한 인터뷰에서 “가장 사랑받을 것 같은 작품 골라 열심히 했는데 실패하면 아픔은 끝이 없다”며 작품 실패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토로하기도 했는데요. 배우 김수로의 연기를 다시 한 번 볼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설경구입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더문’을 향한 관객들의 신랄한 혹평이 쏟아지며 다시 한번 국밥배우 이미지를 굳혀버렸습니다. 설경구는 활동 초반만 해도 믿고 보는 배우였는데요.
설경구는 2003년 영화 ‘실미도’로 국내 최초 1000만 관객까지 달성하며 연기와 흥행 모두 잡은 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하지만 이후 주연으로 출연한 대부분의 작품이 분기점도 못 넘긴 채 실패했습니다.
최근 개봉한 더문 역시 뻔한 스토리와 억지 심플코드가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자아내며 배우 설경구를 향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설경구는 거듭된 흥행 실패의 배우로서 위기감을 느꼈는지 더문 제작 보고회에서 “흥행에 목이 마르다. 3000만 감독이어서 시나리오도 보기 전에 출연 결정했다”고 발언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설경구의 연기력에 관해서도 과거 20년 전 ‘공공의적’시절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게 전형적이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설경구가 과연 위기를 극복하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