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황제 김연경이 자신의 배구 인생을 직접 진솔하게 고백하자 많은 이들의 눈과 귀가 그에게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2023년 5월 3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모든 걸 걸고”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김연경이 게스트로 등장해 MC 유재석, 조세호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988년생으로 올해 나이 36세인 김연경은 정규 리그 3연패, 세 시즌 연속 MVP에 선정되는 등 국내 리그를 평정하고 2009년 21세 나이에 일본 리그에 진출했던 바, “당시 여성 프로배구 선수가 해외 진출한 것은 흔한 일은 아니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김연경은 “국내 리그에 외국인 용병제를 도입했던 당시에 팀 당 1명씩 외국인 선수가 들어왔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김연경은 “용병이 ‘다른 리그도 있는데 너는 왜 한국에서 뛰어?’라고 하더라. 그때 해외 리그에 눈을 돌리게 됐다”라며 해외 진출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습니다.
김연경은 “또 대표팀으로 국제 경기에 갔는데 외국인 선수들은 다 친구인데 우리나라 선수들만 우리끼리 있더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그는 “알고 봤더니 그 팀 선수들은 해외 리그를 오가며 만나서 아는 사이인 거다. ‘왜 우리나라 선수들은 안 나갈까’라고 생각했고 외국인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해외 진출을 생각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김연경은 초등학교 4학년에 배구를 시작해 19세에 국가대표로 발탁, 16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한 ‘배구의 신’이자 한국 배구 리그와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 세계 배구 리그까지 평정하며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선수로 소개됐습니다.
유재석이 “튀르키예 활동 당시 전 세계 남녀 배구 선수를 통틀어 연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더라”라며 깜짝 놀라자 김연경은 “나쁘지 않았다”라며 웃었습니다.
이어 김연경은 “중국에서 백지수표 연봉을 제안 받기도 했다”라고 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김연경은 “중국 리그에서 1년을 뛰고 나서 튀르키예로 다시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중국팀에서 저를 원한다고 하다가 ‘원하는 액수를 쓰라’고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김연경을 붙잡길 바랐던 소속팀이 그가 원하는 연봉을 먼저 제안할 수 있는 백지수표를 제안한 것, 유재석은 “근데 안 썼냐”라고 물었습니다.
김연경은 “가끔 ‘그때 내가 백지수표에 금액을 썼으면 어땠을까’ 한 번씩 얘기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연경은 “중국보다는 더 큰 리그에 다시 가서 좋은 모습을 드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거절했다”라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김연경은 “그분들도 놀랐던 것 같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큰 리그로 가고 싶다고 하니까 사장님도 당황해하셨다”라며 당시 구단 측의 반응을 되짚었습니다.
유재석은 “백지수표에 막 써도 되냐. 어느 정도 범위가 있는 거냐”라며 백지수표 허용 금액의 범위를 궁금해했고, 이에 김연경은 “허용되는 범위가 컸었다. 허용 범위가 ○○억 이상”이라고 귓속말로 답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내 리그에서 신인상, MVP까지 휩쓸고 일본 진출 후 팀의 창단 첫 승리를 이끈 김연경의 이력에 유재석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유재석은 “박지성이 해외 축구의 아버지인 ‘해버지’라면 김연경은 해외 배구의 어머니인 ‘해머니’라고 본다”라며 그를 치켜세웠습니다.
유재석이 “박지성 선수와 실제로 친분이 있지 않냐”라고 묻자 김연경은 “박지성 선수와 친분이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김연경은 “유재석과 셋이 밥을 먹은 적이 있다. 그때 처음 뵀다”라고 말했습니다.
“해버지와 해머니의 만남은 어땠냐”라는 조세호의 물음에는 “그때도 유소년 시스템이라든지 앞으로 우리나라가 바뀌어야 할 문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유재석이 “둘이 스포츠 얘기를 많이 하더라. 자기네들끼리 막 주고 받더라. 저는 먹기만 했다”라고 하자 김연경은 “맞다. 그때 유재석은 먹고만 있었다”라고 해 웃음을 안겼습니다.
김연경은 “우리가 그런 이야기를 딥하게 하고 있다 보니까”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유재석은 이어 “그때 제가 계산은 연경이한테 하라고 했다. 연경이한테 ‘네가 돈 많이 버니까 네가 내’라고 했는데 박지성이 냈다”라고 했고, 김연경은 “조용히 가서 계산하셨더라”라며 거들었습니다.
이후 공개된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김연경은 “박지성 선수는 선발로만 나가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김연경은 이어 “저는 선발에 나가도, 최다 득점을 하고, MVP를 받았는데도 한국에서 중계조차 안 했다. ‘나도 우리나라 선수고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하는데 왜 나는 몰라주고 관심이 없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중계조차 없었지만, 그럼에도 해외에서 늘 태극기를 달고 뛰었다는 김연경은 “해외 나가서 뛸 때도 저는 ‘우리나라 대표로 뛰고 있다’고 항상 생각했다. 그래서 항상 태극기를 달고 뛰고 싶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김연경은 “배구를 보러 오신 팬분들이 경기를 보고 돌아갈 땐 내 팬이 되기를, 또 많은 팬들이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고, 우리나라가 배구를 잘한다는 걸 어필하고 싶었다”라며 배구에 대한 진심을 드러냈습니다.
유재석은 “올 시즌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팬분들이 거취를 많이 궁금해했다. 그런데 현역 연장을 택했다”라며 김연경의 은퇴에 대해 거론했습니다.
이에 김연경은 “은퇴 시기를 항상 고민했다”라며 말문을 틔웠습니다.
김연경은 “정상에 있을 때 내려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지인에게 자주 얘기하다 보니 기자분 귀에도 들어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김연경은 “은퇴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사실상 은퇴를 한다는 기사가 났다. 결정을 한 건 아닌데 일이 커졌다. 물론 은퇴 시기는 항상 생각하고 있다”라고 솔직히 털어놨습니다.
흥국생명에서 절친 김수지와 함께 한 시즌 더 뛰게 된 김연경은 김수지에 대해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했으니 벌써 20년이 넘었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내비치면서도 “너무 많이 잘 알아서 사실 별 감정이 없다. 물론 좋다.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니까”라고 덧붙여 웃음을 더했습니다.
앞선 2023년 5월 12일 김연경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김연경’에서 도핑 검사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적나라하게 공개해 시선을 모았습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당시를 언급한 김연경은 “검사할 때 검사관이 앞에서 다 본다. 중국에서 광저우 아시안 게임이 열렸을 때, 원래 그렇게까지 안하는데”라면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김연경은 “거기는 바지를 벗고 한 바퀴를 돌아보라고 하더라. 티셔츠도 위로 올리라고 했다. 나도 그때 좀 놀라고 당황했다”라고 해 충격을 안겼습니다.
김연경은 “그분이 나를 조금 좋아해서 그런 건가, 라는 생각이 지금 와서 든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거부하면 절대 안 된다. 도핑 검사관이 거의 왕이기 때문에 그분 말을 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연경은 “검사관이 하라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내게 불이익이 올까 봐”라면서 “일본에서는 소변이 나오는 것까지 밑에서 보는 경우도 있다”라고 경악스런 선수 생활의 현실을 전했습니다.
김연경은 “우리나라는 그렇게까지 안 한다. 소변 누는 걸 보긴 한다”라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이어 그는 “긴장해서 소변이 안 나오는 선수들도 있다. 센스 있게 물을 틀어주시는 검사관도 있다. 물은 틀어주시지만, 소변 누는 건 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전 이렇게 소변을 눈다”라며 직접 포즈를 취한 김연경은 “화장실은 봉쇄돼서 선수와 검사관 외에는 아무도 출입할 수 없다”라고 설명을 보탰습니다.
김연경은 또 “별의 별 여러 나라에서 도핑 검사를 받아봤기 때문에 나라마다 스타일을 안다. 맥주 마시게 하는 나라도 있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소변 성분에 영향을 준다고 해서 지금은 없앴다. 물이나 이온 음료를 마시고 소변을 본다”라며 아쉬움을 표해 웃음을 안겼습니다.
마지막으로 도핑 검사가 가장 엄격했던 나라로 중국을 꼽은 김연경은 “광저우 아시안 게임을 잊을 수 없다. 날 바지 벗고 돌게 해놓고서 훑어봤던 그 사람을 잊지 못한다”라고 충격적이었던 당시 상황을 재차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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