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릴 각오로 밝힙니다…” 협회가 끝까지 감추려고 했던 안세영 괴롭힘 명단이 공개되자 배드미턴 협회가 난리난 진짜 이유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대한배드민턴협회 등을 향한 비판과 맞물려 재조명된 과거 배드민턴협회 임원 여비 논란에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입을 열었습니다. 세계선수권 참가 당시 배드민턴협회는 선수 6명 출전에 임원진이 8명이나 따라붙었고 설상가상으로 선수단은 이코노미석, 임원들은 모두 비즈니스석에 탑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된 건데요. 심지어 세계선수권 참가를 위해 배드민턴협회가 작성한 예산서에서 감독과 선수들은 이코노미석을, 임원진은 전원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도록 적혀 있었기에 더 반응이 거셉니다. 이기흥은 “선수들은 이코노미, 임원은 비즈니스를 타고 갔다는 이야기가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다”는 말에 “잘못 알려졌다”며 대답했는데요.

“우리 선수들은 국가 예산을 쓴다”며 “예산 확보가 많이 되어 있으면 다 비즈니스를 타고 가면 좋겠지만, 나중에 보면 그게 어렵고 임원들은 자부담이 많다”고 회장 등 임원의 항공기 탑승 기준은 규정에 따른다며 이를 어기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소통하고자 했지만, 안세영이 말을 안 하고 있다”라며 안세영을 저격하는 말도 했습니다. “분명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을 것이지만 안세영의 표현 방법이 좀 서투르지 않았나 판단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는데요. 안세영의 부상에 대해서도 “체육회가 판단할 수 없는 문제였다”는 둥 “트레이너의 경우 몇 개월 계약이 아닌 연간 계약을 원했기에 안 됐다”는 둥 해명 아닌 해명도 했습니다. 그런데 함께 논란이 됐던 배드민턴 단식 복식에 대한 차별과 선수들의 효율적인 훈련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는데요.

그러니까 변명할 수 있는 것들만 변명하고 인맥 우선 선발 같은 것들은 변명할 핑계조차 없으니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기흥은 체육회 회장을 3선을 하고 싶은 마음에 규정을 마음대로 해석하는 독재자 같은 행위를 했습니다. 체육단체장 등 임원이 3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체육회 산하 스포츠 공정위원회 심사를 거치는 것이 규정이었는데. 이 규정이 사라지면서 올해 말 본격화할 이기흥 회장의 3선 도전 길에는 걸림돌이 없어졌죠. 체육회는 “합리적인 조직 구성 및 원활한 운영으로 체육계 발전을 도모하고 지방체육회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지방체육회의 경우 가뜩이나 회장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연임 제한으로 임원 구성이 어려운 현실을 강조한 것인데요. 하지만 지방체육회를 이유로 냈건 이번 정관 개정안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기흥입니다.

3선 도전을 위한 제한이 완전히 풀리기 때문이죠. 이번 정관 개정안은 대의원 총회를 거친 뒤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 문체부에서는 승인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합니다. 그래서 지금 같은 타이밍에 계산적으로 안세영을 언급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3선 제한 해제 더불어 대한체육회의 분석 능력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기 때문인데요.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역대 최고 성적까지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죠. 그런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한체육회는 각 종목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금메달 5개 (양궁 3개, 펜싱 2개)를 목표로 걸었습니다.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그레이스노트가 대회 개막 전 한국이 금메달 9개로 10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상당한 격차가 있는데요.

이번 파리 올림픽 출전 선수는 총 144명으로 한국이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 50명 출전한 이후 최소 규모의 선수단이었죠. 게다가 대한체육회에서 이번 올림픽은 일찌감치 초라할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에 국내 올림픽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썰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선수단은 개막 사흘째 만에 목표치를 달성하며 반전 드라마를 써냈는데 그러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팀이 해병대 훈련을 거치며 원팀 코리아 분위기가 생긴 결과라고 말 같지도 않은 자화자찬하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은 12월 15개 종목 국가대표 선수 400여 명을 경북 포항 해병 1사단에 입소시켜 2박 3일 간 ‘원 팀 코리아 캠프’를 강행하는 무리수를 뒀는데요. 그것에 “힘”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한 것입니다.

스포츠계에서는 대한체육회 엇나간 전망을 두고 무능함의 결과 혹은 의도된 저평가라는 분석이 나오는 데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의 역량을 분석하고 종목별 현황 정보를 취합 및 분석해 올림픽 목표치를 설정합니다. 그런데 금메달 5개라는 헛발질은 대한체육회 정보력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인데요. 한편으로는 목표를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대한체육회는 엘리트 체육회 부활을 강조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각을 세워왔고 한 전문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선수들의 인권, 학습권을 강조하는 기조에 반발해온 대한체육회가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엘리트 체육의 위기를 과장하고 지원을 끌어내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기흥이 은근슬쩍 논란을 무시한 배드민턴협회의 부정은 1~2개가 아닙니다.

2021년에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을 딴 정경은 전 국가대표 선수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선발전 심사 의혹을 규명해 달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경은 선수는 선수 선발 리그 전 성적 50%와 심사위원 평가 50%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면서 본인보다 성적이 낮은 선수가 심사위원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최종 5위 안에 포함됐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특히 심사위원 3명이 본인 팀 선수들을 자기 손으로 직접 심사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선발 시스템이라며 심사위원 구성에 대한 제도적인 규정안을 마련해 더는 피해를 보는 선수가 없기를 호소했습니다.

게다가 2014년에는 배드민턴협회의 미숙한 행정 처리로 이용대 선수가 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자격 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세계 반도핑 기구는 불시에 선수들을 찾아 약물 복용 여부를 검사하는데, 이용대 선수는 세 차례 도핑 테스트에 한 번도 응하지 못했습니다. 배드민턴협회가 선수의 소재지를 정확히 보고하지 않은 탓이었습니다. 이용대 선수는 징계 결정 전 청문위원회가 열린 덴마크까지 날아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이용대 선수는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도 아니었기에 원만하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고 주위에서도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며 위로해 줬지만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아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그리고 이용대 선수가 복식 선수로 활동하게 된 이유도 뒤늦게 밝혀졌는데, 이것 또한 모두 협회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이용대 선수는 단식을 잘했지만 금메달을 따고 싶어서 복식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 우리나라 배드민턴이 복식으로 다 금메달을 땄고 단식으로 메달 딴 사람은 없었다며 단식과 복식에 둘 다 출전할 수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에 안세영 선수도 이번에 폭로한 부분이 선수 육성과 훈련 방식이 단식, 복식별로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르고 다른 체제에서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감독과 코치가 나뉘어야 하고 훈련 방식도 각각 체계적으로 구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식 선수들은 개개인 스타일이 다른데 그걸 한 방향으로만 가려고 하니까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표팀 운영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복식 종목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고도 했습니다. 안세영 선수는 항상 성적은 복식이 냈으니까 치료와 훈련에서 복식 선수들이 우선순위였다고 말하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안세영 선수는 자신의 의견과 상관없는 배드민턴협회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제외 명단에 대한 설명도 듣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안세영 선수의 폭로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선수에게 출전 의사도 묻지 않고 마음대로 제외한 뒤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것입니다. 심지어 안세영 선수는 세계 랭킹 1위라 대회 출전으로 기량을 다듬으며 올림픽 금메달을 준비해도 모자랄 텐데 협회 마음대로 안세영 선수를 막은 것입니다.

안세영 선수는 국가대표 은퇴하겠다는 자신의 발언이 화제가 되자 SNS를 통해 구체적인 설명도 내놓았습니다. 배드민턴협회나 김학균 감독님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에 또 한 번 상처를 받는다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은퇴가 아니라 선수 보호 및 관리에 대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안세영 선수가 언급한 선수 보호의 핵심은 결국 낡은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입니다. 같은 선수인 타이쯔잉은 국제대회에 전담 트레이너 2명과 코치 1명을 대동했고 천위페이도 이번 대회에 트레이너 2명을 데려왔는데, 이제껏 우리 대표팀 운영은 국제대회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복식 위주였기에 경기력 관리를 위해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낸 자리에서 오죽하면 선수가 은퇴를 암시하는 말까지 하며 폭로를 했을까요? 이미 여러 번 내부의 의견을 얘기하고 바꿔보려고 시도했으나, 전혀 통하지 않았기에 지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22살,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안세영 선수가 기뻐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악에 받친 인터뷰를 했으나, 이것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대한체육회의 행보가 정말이지 지저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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