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솔직히 저는 홍상수가 아닌 홍상수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음식으로 따지자면 간이 심심한 맛있는 요리 같다고 할까요? 음식은 CG와 특수효과로 쉴 새 없이 자극되는 영화들 속에서 잔잔하게 영화 본연의 스토리에 몰입하기에는 꽤나 괜찮은 편이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심심한 그의 영화와 달리 홍상수 본인의 인생은 김민희와의 불륜으로 인해 그 어떤 인생보다도 더 자극적인 스토리를 자랑합니다.
홍상수 자체만 생각하면 그의 영화를 보기조차 싫어지지만 마치 이병헌의 연기가 그의 모든 사생활을 덮듯이 천재와 천재의 작품은 서로 상반된 길을 걸어가기도 하죠. 오늘은 베를린 국제 영화제 최초 2년 연속 감독상을 탔던 천재 감독 홍상수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와 더불어 고현정이 그의 유혹을 강하게 뿌리치며 했던 발언, 나아가 홍상수가 스스로 삶을 끝내려 했던 그 이유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이창동, 박찬욱, 김기덕, 봉준호 그리고 홍상수. 5명 감독의 공통점이 혹시 뭔지 아시나요? 그것은 바로 충무로의 르네상스를 일으키며 한국 영화 수준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일명 한국의 5대 감독으로 불리는 인물들이죠. 이 중에서도 홍상수의 세계 10대 영화제 수상 이력을 보면 로테르담, 베를린, 로카르노 등 정말 화려한 수상 내역을 자랑합니다. 스스로는 영화제용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아니라 말하지만 데뷔작 이후 거의 20년 동안 파워 있는 영화제에서 계속된 러브콜과 회고전의 기회를 얻고 있으니 감독으로서의 재능은 얄밉게도 엄청난 편이겠죠.
사실 그는 타고난 복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그의 행실과 다르게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태어났으며 부친은 한국 최초의 영화 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어머니는 후지 TV에 서울 지사 극장을 지내기도 하였죠. 특히나 더 흥미로운 것은 부친은 보수 우익적인 성향이었지만 모친은 진보 좌파의 유명 인사로 활약했다는 건데, 특유의 여장부 같은 성격으로 인해 우익 인사들조차 그녀를 따랐다고 합니다.
유명한 일화로는 모친이 밤에 술을 마시다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부르면 그가 바로 왔다고 할 정도로 당대 정치, 문화 계통으로 굉장한 마당발 집안이었다는 사실이죠. 오죽했으면 모친이 사망 전까지 매년 연말에 주최하던 송년회는 대한민국의 거물들이 사상을 초월해 함께하는 자리였을 만큼 그는 참 유복하고 영향력 있는 집안의 도련님으로 자라왔습니다. 때문에 그의 영화에서 묘사된 금수저들의 심리와 행태는 그야말로 너무나 디테일해서 많은 이들이 놀라기도 하였죠.
그러나 부모의 이혼 후 혼란을 겪던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음주와 비행을 시작하며 성인이 되기 전까지 밤낮없이 술독에 빠져 살았다고 합니다. 또한 이때부터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기에 외톨이 기간 동안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했다고 말하죠. 아마도 이 부분이 그가 세상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치우쳐서 바람을 피웠던 이유일 듯싶네요.
이렇게 방황의 시기를 보내던 홍상수는 대학도 갈 생각 없이 빈둥거리던 중에 작곡이나 해볼까 생각했지만, 입시 기간을 놓쳐서 포기하고 어머니 친구의 권유에 따라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지만, 역시 무기력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며 입학한 지 1년 만에 학교를 자퇴하게 되죠. 홍상수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굉장히 소심하고 감성적이라서 당시 민주화운동과 데모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계속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자 자살 시도까지 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집안이 워낙 빵빵해서인지 그에게 기회는 계속 열리게 되죠. 한국에서는 적응하지 못했기에 결국 미국의 도피성 유학을 가게 되는데 이 10년 동안의 유학 생활을 통해 그는 예술에 흠뻑 취하게 됩니다. 그 유학생 시절 때 만난 여인이 지금의 그가 저버린 부인이기도 하죠. 그는 부인이 미국 시민권자라 병역 문제도 해결받았고 치매 걸린 자신의 어머니를 몇 년이나 모셨던 여인인데 이런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운 걸 보면 도대체 그가 생각한 자유로움과 예술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무튼 유학 기간에 그는 본격적으로 영화에 눈을 뜨며 한국에 와서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PD 생활을 시작, 마침내 1996년에 지금의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게 됩니다. 그의 첫 영화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었으며 당시 특이한 서사를 보여주는 기법으로 비평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죠. 그리고 이 영화는 송강호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이때부터 각종 영화제에서 이름을 날렸던 그이기에 배우들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영화제 수상작을 넣고자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노 개런티로 출연할 만큼 그의 영화에 적극적인 욕심을 드러내었는데, 고현정 역시 자신의 첫 영화로 홍상수의 ‘해변의 여인’을 선택하였죠. 그녀는 이혼 후 드라마 ‘봄날’로 매우 성공적으로 복귀하며 많은 러브콜을 영화계 감독들로부터 받아왔는데 그중에서도 평소 자신이 가장 존경한다던 홍상수의 영화를 선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선택을 그녀는 이내 후회하며 분노하기 시작했죠. 고현정이 토로한 그 이유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한번 직접 들어보시죠.
“아마 홍상수 감독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은 여배우는 나밖에 없을 것이다. 예컨대 나는 감독님한테 ‘나한테 술 먹이지 마세요. 술은 회식 자리에서 내가 알아서 먹습니다. 그 대신 연기할 때 원하는 게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시죠. 제발이지 이상한 현학적인 말로 나를 헷갈리게 하지 말아요. 당신의 성격적인 말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 다 알아요.’ 등에 굉장히 화가 난 발언을 했다”고 그녀 스스로 고백했는데 당시에는 이게 무슨 말인가 대중들이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이후 홍상수와 김민희의 사태를 지켜보며 그제서야 이해가 가는 내용이었죠.
그냥 홍상수는 예술을 핑계로 참 가벼웠던 사람이었을 뿐입니다. 고현정도 건드리고 김민희도 건드렸던 것이죠. 다만 고현정은 김민희보다 연륜이 있고 주관이 뚜렷했기에 예술을 핑계로 지껄이는 현학적인 유혹의 말에 넘어가지 않은 것이구요. 신세계 맏며느리 생활까지 해봤으니 사실 얼마나 많은 경험치가 있었겠습니까?
부디 바라건대 예술성과 감정이 모든 행동의 핑계가 되지 않길 바라며 그것들보다 우선하는 가치도 이 사회엔 훨씬 많다는 걸 제발 홍상수와 김민희가 깨닫길 바라며, 앞으로는 두 사람 모두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홍상수 감독은 분명 뛰어난 재능을 가진 영화감독이지만, 그의 사생활은 많은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예술가의 자유로운 영혼과 독특한 세계관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 자유가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사회적 규범을 벗어나는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의 영화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영감을 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개인적인 삶은 영화와는 별개로 평가되어야 하며, 그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비판은 계속될 것입니다. 홍상수 감독이 자신의 과오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앞으로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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