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왜 허각만 택하고 허공은 버린 것일까?
허각 허공 형제는 똑같은 날짜에 태어난 동일한 사주팔자를 떠나 구별하기도 어려운 외모, 더 구별하기 어려운 노래 실력 그리고 똑같은 날짜에 오디션 지원을 했던 이 쌍둥이의 운명은 너무나 지독하게 엇갈려졌습니다.
한국 무당들이 최고의 미스테리로 꼽았던 너무나 차이가 나는 이 둘의 운명에 아주 작은 하나의 차이점이 있다고 밝혀져 최근 큰 화제가 되었죠.
이렇게 온 국민의 관심 속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된 허각 뒤에는 같은 어려움을 겪으며 자란 쌍둥이 형 허공이 있었습니다. 허공 역시 허각과 마찬가지로 막노동과 쇼핑몰 가수를 병행했는데 같은 어려움 속에서 갈고 닦은 이 노래 실력은 허각 못지 않기에 일반인들은 이 둘의 노래를 쉽게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오죽했으면 한 콘서트에서 이벤트로 허공이 허각인 척 하고 노래를 불렀는데 뒤늦게 허각이 “제가 진짜 허각입니다.” 하고 나오자 관객들 모두가 놀랄 정도로 이 둘은 외모와 목소리 그리고 노래 실력이 거의 똑같습니다.
하지만 허각은 성공한 가수로서 인생역전을 이뤄낸 것에 비해 허공은 항상 동생의 이름에 가려진 안타까운 삶을 살아가고 있죠.
너는 동생인 허각 덕분에 그나마 가수가 된 거라는 못된 시비를 걸어온 취객과 싸워 쌍방폭행 사건도 불거졌었고 허공 역시 자신은 허각의 이름 뒤에 가려진 인생 같다는 오래된 한맺힌 울화를 언젠가 한 번은 솔직하게 터뜨렸었습니다.
이런 비통함을 지닌 허공과 동생 허각의 차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이들은 모든 게 다 똑같았지만 아주 사소했던 단 하나의 선택에서 인생이 갈라집니다.
바로 그 선택은 준비성이었죠.
슈퍼스타K2 오디션 전날 허공은 노래 실력을 믿고 술을 마셨는데 숙취로 인해 신분증을 깜빡하고 오디션 장에 도착하죠. 신분증을 놓고 온 걸 깨닫고 부랴부랴 집에 다시 갔다 왔을 때 그 사이 오디션 지원자의 줄은 엄청나게 길어져 무려 12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반면 허각은 허공과 달리 아침 일찍 오디션에 참가했는데 심사 초반부였기 때문에 허공에 비해 유리하게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초반부다보니 심사위원들의 컨디션과 집중력은 좋았을 테지만 허공의 시간대는 무려 12시간 이후라 상대적으로 많이 지쳤던 시간이었죠.
또한 이 둘은 오디션 곡으로 모두 똑같이 포맨의 노래를 불렀지만 아무리 노래를 잘 불러도 이미 같은 곡을 많은 사람들이 따라 불렀을 테니 당연히 심사위원들 입장에선 시간이 갈수록 지겨워졌었겠죠?
이렇게 단지 준비성이란 하나의 차이로 허각은 우승을 하고 허공은 예선 탈락을 합니다.
허공은 mbc 사주팔자 다큐에 나와 자신을 허각과 비교하며 ‘운’이란 측면에서 항상 자신이 동생보다 불운했음을 내비쳤지만 이들은 같은 가수의 길을 걷고 있다는 동일한 운명 하에서 단지 준비성이란 하나의 차이로 인생이 달라진 것일 뿐입니다.
허각은 형인 허공과 같이 쌍둥이 가수로 성공하고 싶었으나 허공이 결국 오디션 전날 음주라는 철없는 선택을 하며 탈락하자 대기실에서 형을 끌어안고 크게 오열 했다고 합니다.
이 쌍둥이 형제 사례를 통해 타고난 고정 값으로 보이는 운명은 우리가 자각하지 못한 자그만 기회를 때때로 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