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최화정이 27년 동안 진행했던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이하 최파타) 하차 이유를 전했다. 26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는 방송인 최화정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최화정은 최근 27년간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의 하차 이유로 “사실 3~4년 전부터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했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최화정은 “제가 아무리 동안이라고 해도 일흔 살에 낮 12시 대 방송을 할 수는 없지 않나. 아이돌이 방송에 출연하면 손녀뻘”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언젠가는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했고, 잘 내려오자는 생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친분이 있던 PD가 최파타를 맡게 됐는데, 마무리를 잘 지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고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녀의 하차를 극구 말렸다고. 최화정은 “처음에는 담당 PD가 ‘안 된다. 휴가를 다녀와라’라며 긴 시간의 휴가를 제안했는데, 그 휴가를 받게 되면 난 못 돌아올 거고, 흐지부지 끝내는 것은 싫었다. 그래서 가장 날이 좋은 5월에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최화정은 배우 출신이다. 1979년 T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고 나서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 활동하였다. 다만 연극배우로서 주인공을 맡았던 적도 있고, 배우들은 보통 영화 첫 출연이나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해를 데뷔 시기로 잡는 편이다.
이때 연극 ‘리타 길들이기’의 초연(1991)과 재연(1994)에 모두 출연하였으며, 1993년에는 동아 연극상 여자 연기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연극계에서는 나름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배우이다. 배우 활동 이후에는 요리나 생활정보 프로그램, 라디오 DJ 등 여러 가지 분야를 넘나들고 있으며 최근에는 홈쇼핑에서 ‘최화정 쇼’라는 프로그램을 론칭하여 쇼호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1980년대 KBS 라디오 DJ 시절 당시에는 KBS DJ들이 참여하여 낸 옴니버스 음반인 ‘우리 노래 어때요’에 참여, 이 음반에서 ‘아직은 사랑이라고 말하지 마’를 불렀다. (가사는 직접 작사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1984년 임희숙이 부른 ‘아직은 사랑이라고 말하지 마’가 원곡이고, (하영수 작사, 오준영 작곡이라고 한다.) 1993년 당시 ‘가요광장’ DJ 시절 발표한 ‘이색적인 Palette’ 옴니버스 음반에서도 ‘사랑 아닌 이유’를 불렀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잦아 배우 이미지는 옅어졌지만, 간헐적으로 배우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2008년 출연한 ‘사랑에 미치다’의 경우 40대 후반의 나이에 20대 초반 리타 역을 맡았는데 전혀 위화감도 없었을 정도로 극찬을 받기도 했다. 한편, 브라운관에서도 전성기에는 ‘호텔리어’ ‘최고의 사랑’을 비롯해 많은 인기 드라마의 조연으로 활약하며 본인만의 영역을 만들었고, 2010년대까지는 드라마도 1~2년 간격으로 한 작품씩 출연했었다.
라디오 DJ 커리어도 상당한데, 1987년 KBS 라디오 ‘당신이 최고’를 시작으로 ‘활기찬 새아침’ ‘KBS 12시에 만납시다’ ‘CBS 최화정의 가요광장’ 등을 거쳐 1996년 SBS 파워FM 개국 원년부터 시작한 ‘파워타임’을 2024년 6월 2일까지 진행했다. 1987년 이래로 거의 DJ를 쉬지 않은 셈. 특히 정오 시간대 진행은 1990년 ’12시에 만납시다’를 시작으로 1996년 11월 SBS 파워FM에 정착하여 34년 동안 진행하여 DJ 경력의 대부분을 함께 했다. 2020 SBS 연예대상에서 레전드 특별상을 수상했다. 최화정은 사실상 27년째가 아니라 37년째 라디오 진행을 하고 있다.
SBS ‘최화정의 파워타임’의 전신은 KBS ‘최화정의 가요광장’이다. 1992년부터 ‘가요광장’을 진행하며 역동적인 목소리와 독특한 개성으로 인기를 끌었고, 1996년 SBS 파워FM 개국 당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인기 DJ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최화정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KBS ‘가요광장’과 비슷한 포맷의 SBS ‘파워타임’이 탄생했다. 최화정은 1979년 TBC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했지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더 오래 활동했다. 80년대와 90년대 동안 배우로 활발히 활동했으며, 특히 KBS 드라마게임이나 MBC 베스트극장 등 단막극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그녀의 모습을 많은 시청자들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배우로 활동한 최화정은 1980년부터 MC와 리포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만능 엔터테이너다. 그녀의 나이 24세였던 1985년 8월 10일 자 매일경제 기사에 따르면 뛰어난 입담을 바탕으로 ‘젊음의 행진’과 ‘전국 일주’ 리포터로서의 활약은 스스로도 연기보다는 MC로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현재 레전드급 DJ로 평가받는 이가 라디오 DJ로 첫발을 내디딘 프로그램은 1987년 KBS ‘당신이 최고’다. 이후 KBS ‘활기찬 새아침’과 CBS ’12시에 만납시다’를 거쳐 KBS ‘최화정의 가요광장’을 진행했고, 1996년 파워FM 개국과 함께 SBS로 자리를 옮겨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맡았다.
1987년부터 37년 동안 DJ 활동을 거의 쉬지 않았으며, 특히 정오 시간대 진행은 1990년 ’12시에 만납시다’를 시작으로 34년간 지속되었다. 오랜 기간 DJ로 활동한 최화정이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중년 연예인의 젊은 시절 모습이 보인다. 그 시절의 사진을 통해 최화정의 오랜 시간을 실감할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최화정의 하차 소식은 다른 어떤 DJ보다 더 큰 화제를 모으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파워타임’ 마지막 2주 방송은 최화정과 가장 가까운 지인을 게스트로 초대해 진행됐다.
김영철, 송은이, 김숙, 주영훈, 홍진경 등이 현장을 찾아 그의 마지막 회를 함께 지켜보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또한 게스트와 청취자들에게는 다양한 선물이, 후임 임시 MC인 영탁에게는 특별히 제작한 라디오 모양의 케이크가 전달돼 많은 이들의관심을 끌었다. 이런 모습을 통해 최화정이 많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우정을 돈독히 쌓았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마지막 생방송이 끝난 후 SBS 예능본부장을 비롯한 다수의 스태프들이 모여 최화정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그의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를 기념해 최화정은 특별히 SBS 직원들을 위해 달꽃이 트럭을 준비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랜 사랑을 받아온 최화정, 그는 왜 하차를 결심했을까?
모든 방송인의 꿈은 평생 방송을 하는 것이다. 누구도 중도 하차하고 싶지 않았고, 최화정은 겉으로는 자진 하차한다고 했지만, 사실 돌아가신 어머니가 평생 방송을 하라고 하셨다. 최종회에서 최화정은 “엄마, 아빠가 돌아가셨지만 마지막 회를 들으면 엄마가 잘했다고 칭찬해주신다”며 “엄마가 ‘화정아, 네가 라디오 할 때 제일 빛난다. 라디오를 내려놓지 말라’는 말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제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8주년 프로그램의 SBS도 노력을 언급하며 적어도 몇 달 전부터 방송사 측에서 최화정의 하차 소식이 전해졌음을 시사했다. 결국 평생 라디오 진행을 하고 싶었지만, 외압에 못 이겨 사실상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하차했음을 암시했다. 최근 SBS가 직면한 문제는 최화정의 하차와 깊은 관련이 있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TV와 라디오 청취자가 줄어들면서 SBS 파워FM은 오랫동안 최고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들어 그 자리를 다른 방송사에 내주면서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라디오 강자는 MBC 표준FM이었다. ‘김혜영과 강석의 싱글벙글 쇼’ ‘양희은의 여성시대’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 등 인기 프로그램이 MBC에 메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며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SBS의 ‘두시탈출 컬투쇼’ ‘최화정의 파워타임’ ‘박소현의 러브게임’ ‘김창환의 아름다운 이 아침’ 등이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최화정은 파워FM 개국 멤버로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하지만 SBS는 하차 결정을 내리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이는 청취자 세대가 변화하면서 명성만으로 DJ 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수영이나 김신영에 비해 다소 고루한 느낌을 주는 최화정의 프로그램은 젊은 신규 청취자를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 ‘가요광장’에서 활약하는 92년생 이은지가 젊은 피로 주목받는 상황을 감안하면 최화정의 프로그램 청취자 연령대가 갈수록 높아지며 숫자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본인도 청취율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을 보면서 자신의 전성기가 지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SBS의 모기업이 최근 극심한 자금난을 겪으며 김창완이 하차하는 것을 목격하자 역시 더 이상 자리를 고집하기보다는 하차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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