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이찬원이 방송을 통해 아버지와의 관계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반듯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그동안 밝은 미소 뒤에 숨겨져 있던 가족사와 아버지에 대한 진심 어린 이야기를 전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미스터트롯 출연 전의 비화를 언급하며 “당시 아버지께는 참가 사실을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오직 어머니에게만 하루 전날 조심스레 알렸다는 그는, 그 이유가 바로 “아버지가 내 꿈을 반대하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릴 적부터 노래를 좋아했고,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걸 세상 무엇보다 좋아했던 소년 이찬원에게 트로트 가수의 꿈은 인생의 전부였다. 하지만 그 꿈은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 바로 아버지로부터 가장 큰 반대를 받았다.
이찬원의 아버지는 당시 “트로트는 이미 끝난 장르야. 그걸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냐?”며 현실적인 조언을 넘어선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는 어린 아들이 음악이라는 불확실한 길로 들어서는 것을 막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주변 사람들 역시 “요즘 누가 트로트를 하냐”며 냉소적인 시선을 보냈던 시절이었다. 이찬원은 그런 반응 속에서도 마음속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다. 그는 몰래 노래 경연에 나가고, 학창 시절 내내 무대에 설 기회를 찾아 다녔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공부에 집중해라”, “음악은 취미로만 해라”라는 말이 그의 귓가에 늘 맴돌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 부자 사이의 간극은 점점 깊어져만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찬원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믿었다. 결국 그는 부모님 몰래 미스터트롯에 지원서를 냈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인생 역전’이었다.
미스터트롯 방송 이후 그는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를 응원하던 어머니는 눈물로 기뻐했지만, 아버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고 한다. 가족 모두가 이찬원의 도전을 축하하고 있을 때조차, 아버지는 여전히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그 침묵의 이면에는 아들의 성공을 믿고 싶어도 믿을 수 없었던, 그리고 세상의 편견 속에서 아들이 상처받을까 두려웠던 아버지의 복잡한 마음이 있었다.
이찬원은 그 시절을 회상하며 “아버지는 늘 강한 분이셨지만, 사실 속으로는 누구보다 따뜻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가정의 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고 살아온 아버지에게 ‘가수의 길’은 현실을 외면하는 위험한 도전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찬원이 점차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자신만의 색깔로 무대를 채워나가자 아버지의 마음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어느 날, 아버지는 술 한잔을 기울이던 자리에서 조용히 아들에게 말을 걸었다고 한다. “찬원아, 내가 그때 너한테 너무 심했지?” 이찬원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했다. 평생 자신을 강하게만 대하던 아버지의 목소리에서 처음으로 ‘미안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이어서 “그땐 몰랐다. 네가 이렇게 사람들한테 사랑받을 줄,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아빠가 틀렸어”라며 웃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바로, 이찬원의 가슴에 평생 남은 ‘그것’이었다. “이제는 내가 네 팬이다.”
그 한마디에 모든 것이 녹아내렸다. 오랜 시간의 오해와 갈등, 그리고 세대 간의 간극이 눈물 한 방울에 녹아 사라졌다. 이찬원은 그날을 회상하며 “아버지의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왜 이 길을 포기하지 않았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인정은 그 어떤 상보다 값졌고, 그를 지금의 자리까지 이끌어준 원동력이었다.
이후 이찬원은 여러 방송에서 “아버지는 지금도 내 콘서트를 빠짐없이 찾아오신다”며 웃었다. 무대 뒤편 객석에서 묵묵히 박수를 보내는 아버지의 모습은, 그에게 언제나 가장 큰 응원이 된다고 한다.
이찬원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그것은 한 아들이 아버지의 벽을 넘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가족의 이야기’다. 누군가는 그를 “효자 가수”라 부르고, 또 누군가는 “희망의 아이콘”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찬원에게 그 모든 수식어보다 소중한 것은 ‘아버지의 미소’일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내 노래를 들으면서 따라 부를 때마다, 그게 가장 큰 선물 같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이해받지 못했던 꿈이 이제는 가족의 자부심이 되었고, 아버지의 반대는 가장 든든한 지지로 바뀌었다.
이찬원의 성공은 단순히 개인의 재능이 이룬 결과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오랜 노력의 결실이었다. 그가 무대 위에서 부르는 모든 노래에는 그런 사연이 깃들어 있다.
이제 그는 전국민이 사랑하는 가수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겸손한 태도로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아버지에게 받은 그 한마디 — “이제는 내가 네 팬이다” — 그 말은 이찬원에게 인생의 모든 무게를 이겨낼 힘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그 진심 어린 고백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따뜻한 울림을 남기고 있다.
결국 이찬원의 이야기는 ‘성공’이 아닌 ‘화해’의 이야기다. 반대와 오해, 그리고 사랑의 시간 끝에 피어난 진심은 세상 어떤 드라마보다도 더 깊고 현실적이다. 지금의 이찬원을 만든 건 노래가 아니라, 그 노래를 끝까지 믿게 해준 ‘아버지의 한마디’였다.